무지 이야기/나의글

-겨울 약속-

무지세상 2006. 12. 14. 17:13

   

 

 

   순천만 갈대밭입니다. 놀러들 오세용


 

-겨울 약속-

 

기다림은 멀고 겨울은 익어가려 합니다.

마음속에 깊이 담긴 하얀 겨울날

 

첫눈 날리우 는 날

하얀 세상 우리시간 만들자 하던 갈대밭 길은 아직 그대로인데

 

세끼손가락 걸고, 약속한날이 어제 같은데

추운 날 억새 꽃으로 하늘거리옵니다.

 

손톱 끝에 달려있는 봉숭아 지기 전에

첫눈은 소복하게 내리려나 늘 안절부절 못합니다.

 

산허리에 걸려있는 구름은 아직 겨울은 없고

차가운 바람도 있지 않나 봅니다.

 

찬바람 불던 어느 날 갈대 사이로 맹세한 겨울약속이여

기다림은 멀고 겨울 밤은 갈대 밭길 끝으로 달리 웁니다.

 

지난밤 고요만이 기다림을 안겨 줄련 지

오봉 산 봉오리에 하얀 눈 소식 올려나 귀 기우려 봅니다.

 

간밤 가슴 저리게 기다리던 눈이 내리고 말았습니다.

밤새 내린 눈에 온밤을 지 새우기엔 촌음(寸陰)처럼 지난 가고

 

새벽이 열리고 겨울약속이 오려 합니다.

먼 곳에서 이곳으로 오려 합니다.

 

앞선 걸음 따라 말고 천천히 오오

밝은 미소 고운 모습 내게로 오오

 

내 딛는 잼 잼 걸음 새긴 발 자국마다

기다림과 설렘이 교차되어 따라옵니다.

 

지금은 두려움 반 아쉬움 반으로 남은 까닭은

내 마음은 아직 눈이 보이지 않는 까닭입니다.

 

광양에서 拇指가 쓰다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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