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지 이야기/좋은글

[스크랩] 반월성에서

무지세상 2008. 7. 14. 22:20




      반월성에서 麗松 이상원 잊히지 않는 나날 속에서 세월 한 조각 태양이 뜨면 눈부셨던 그날이 기억난다고 켜켜이 쌓인 그리움으로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지나간 시간을 등에 업고 세월의 시간 안에 함께 하고자 반월성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지 못한 체 시들어 말라버린 무채색의 사연으로 새벽을 등진 자처럼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응어리진 숨 날을 토해낸다 지난 기억의 숲 속 검게 타버린 세월은 축축한 흙 속으로 스며들고 한 잔의 술잔에 환희의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천 년의 신음소리 또한 들리고 무영(無影)의 혼백들은 회색 백지로 남아 시간 속으로 하루해가 지고 성화(盛火)되지 못한 기도는 그리움 한 조각 남겨놓은 체 도시의 불빛에 묻힌다 청아한 달빛은 애잔한 슬픔 남겨두고 풀벌레 울음소리만 어둠에 홀로 서 있는 이 밤 천 년 주인은 보이지 않고 낯선 청설모 한 마리만이 음유하는 가인(歌人)이 되어 반월성의 밤을 끌어안는다
출처 : 김연숙 카페
글쓴이 : 麗松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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